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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이크 미
2024-12-31 20:53:43
황기민 목사
조회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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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 된 백인이 걸어본 7주간의 미국 남부 여행 이야기를 담은 책. 1959년 백인인 존 하워드 그리핀은 흑인으로 변장한 채, 50일간의 미국 남부 여행을 떠났다. 그는 피부과 전문의의 협조를 받아, 색소 변화를 일으키는 약을 먹고, 강한 자외선을 온몸에 쪼이고, 머리를 삭발함으로써 중년의 중후한 흑인이 되었다.

그리고 흑백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딥 사우스 지역을 여행함으로써 '타인'이 겪는 차별과 편견을 몸소 체험하였다. 이 책에는 그리핀이 흑인으로 살았던 경험을 적은 생생한 일기와 그 후 그 일기가 출간되었을 때 미국 사회에 일어난 커다란 파장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차별과 편견을 선명하게 깨닫게 해 주는 동시에, 통합과 평등과 상호이해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할 신산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 준다. 20세기 인종차별에 관한 자료 중 가장 중요한 글로 꼽히며, 천 군데가 넘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필독서로 선정되었다.

특히 지난 미 대선 기간에, 백인 모친을 두고 백인 조부모 슬하에서 자란 오바마가 진정한 흑인인가 라는 문제가 (주로 공화당 지지자들에 의해) 제기될 때, 가장 빈번하게 인구에 회자된 책이다. 여론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오바마가 정말 '나 같은 흑인(Black Like Me)'인가?"라고 이 책을 인용하며 토론을 벌였다.

 

존 하워드 그리핀 (John Howard Griffin)

고전 <블랙 라이크 미>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존 하워드 그리핀(19201980)은 진정한 르네상스적 교양인이었다. 그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남태평양에서 공군으로 복무했다. 그 후 각광받는 소설가와 작가로 활동했으며 뛰어난 인물 사진작가이자 그레고리오 성가 전문가로 인정받는 음악학자이기도 했다.

19591028일에 존 하워드 그리핀은 깨달음의 오디세이를 떠났다. 온몸을 검게 물들이고 흑인이 된 뒤, 흑인 차별대우가 극심한 딥 사우스 지역을 여행한 것이다. 그 여행의 결과물이 바로 20세기 인종차별에 관한 자료 중 가장 중요한 글로 꼽히는 <블랙 라이크 미>.

그리핀은 <블랙 라이크 미> 때문에 인신공격을 당하고, 고향에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 또한 한참 후인 1975년에는 KKK단에게 심한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위험을 각오한 용감한 행동을 감행하고 그 체험을 책을 냄으로써 인권활동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또한 인권운동이 고조되던 시기에 마틴 루터 킹, 딕 그레고리, 사울 알린스키, 로이 윌킨스와 함께 활동했다. 그리핀은 노벨평화상 수상자 도미니크 피레 신부와 함께 피스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유럽,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천여 회가 넘는 강연을 했다.

그리핀은 <블랙 라이크 미>를 쓰기 전 10년 동안(19471957) 시각장애인으로 지내면서 소설을 썼다. 그의 1952년 작 <저 바깥에 악마가 말을 타고 간다>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미 연방 대법원 재판에서 검열의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선례를 남겼다. 다른 중요한 두 작품은 그리핀이 죽은 뒤 그의 작품이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출판되었다. 그중 하나가 검열제도를 반대하는 풍자소설 <일곱 천사가 사는 거리>이고, 다른 하나는 <산산이 흩어진 그림자>.

하윤숙

서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림자 없는 남자』 『우리는 왜 잊어야 할까』 『벌의 사생활』 『불평등의 창조』 『깃털-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걸작』 『, 호랑이가 온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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