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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 살아있어요』
발제자: 우승민 목사
본서는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를 앓았던 27세 청년의 투병기를 담고 있다. ‘김소민’이라는 이름의 저자는 이 희귀병을 앓기 전까지는 여타 청년들과 다를 것 없는 삶을 살았다. 김소민은 CRPS를 앓기 이전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자신을 표현했던 단어는 ‘완벽함’이라고 할 정도로, 외모・성격・집안・학업 등 모든 것에 있어 부족함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평범한 삶, 아니 평범함을 넘어 행복한 삶을 살던 김소민에게 이 희귀병이 찾아오게 된 계기는 2018년 봄이었다.
2018년 봄, 저자가 시험을 준비하며, 하루에 2~3시간만 자고, 식사를 줄여가며 공부했던 때이다. 쉼 없이 달린 김소민은 어느날부터 잔병치레를 자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부비동염과 편도선염으로 시작했고, 얼마 지난 후 증상이 악화되어 폐렴에 걸리게 되었다. 그러나 김소민은 목표를 포기할 수 없어, 몇 달간 약을 먹으며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렸다. 어렵게 폐렴 치료가 끝나고 ‘이제 약을 그만 먹어도 된다.’는 소견을 듣고 병원을 나왔는데, 바로 다음 날 장염이 찾아왔다고 한다.
장염인 줄로 생각했으나, 한 병원에서 ‘크론병’이 의심된다며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면받았고, 이 당시만해도 심한 장염 정도라고 진단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수액을 맞아가며 계속해서 수험생활을 이어나갔던 김소민은 몇 달간 앓은 끝에 체력이 바닥난 탓인지, 대상포진을 앓게 되었다.
김소민은 대상포진에 걸린 초기부터 바로 치료를 시작했는데, 치료 중 포진이 터지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터진 부분이 세균에 감염되었고, 감염된 부위는 심한 염증이 생기게 되었다. 항생제를 복용하고 주사 치료까지 매일 시행했지만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집 근처 대학병원 감염내과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되었고, 고농도의 항생제 주사를 매일 맞으며 치료에 전념했다. 입원 기간 중 해당 부위에 통증이 있어 마취통증의학과의 협진을 통해 신경차단술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일주일간 치료를 받자 염증 수치가 떨어진 김소민은 퇴원할 수 있었다.
그렇게 퇴원하여 일상생활을 이어나가려던 어느날, 이불을 덮고 잠에 들려고 했는데, 그 이불을 스친 발 쪽에 심각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통증은 매우 날카로웠고,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이었다.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그 통증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졌다. 가만히 있을 때도 느껴졌고, 아주 작은 자극에도 비명을 지를만큼 날카로워졌다.
김소민은 감염내과에서 퇴원할 때, 대상포진 후유증으로 통증이 남아있을 수 있으니,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마취통증의학과 진료를 보라고 했던 의사의 말을 떠올렸다. 김소민은 바로 대학병원을 찾아갔다. 첫 진료 후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3~4주를 기다려야 했는데, 이 기간에 느꼈던 통증은 대상포진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고 한다. 그 시간이 지난 후 병원에 내원한 김소민은 의사로부터, 해당 증상은 의사 본인이 진료할 수 없는 병이라는 진단을 듣게 된다.
그렇게, 김소민을 처음 진료했던 의사가 담당 교수를 연결시켜주었고, 배정된 교수는 김소민의 증상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 진단했다. 김소민은 그 이후로 시작된 자신의 투병기를 ‘인생에 찾아온 겨울’이라 표현했다.
CRPS라는 진단명은 김소민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 무엇인지 인터넷과 병원에서 자료를 찾아보며 스스로의 상태를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병은 완치가 쉽지 않고 지속적인 통증을 동반하는 난치병이라는 사실이 그를 두렵게 했다. 이 병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의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CRPS는 단순한 신체적 고통에 그치지 않는다. 극심한 통증은 사람의 일상적인 생활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며, 정신적으로도 큰 부담을 준다. 김소민은 처음에는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과 주사 요법, 수술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점점 이 병이 완치될 수 없다는 현실에 직면하며 좌절감을 느꼈다.
2.2 병상에서의 고백
김소민은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세밀하게 기록하며, CRPS로 인해 매일같이 겪어야 했던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매일 복용해야 했던 100알 이상의 약과 주 3회의 모르핀 주사, 척수자극기 삽입 수술, 그리고 주 1회 케타민 치료까지 그의 몸은 치료라는 이름 아래 쉼 없이 혹사당했다.
특히 책에서는 통증이 단순히 아프다는 표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CRPS의 통증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이 피부 속을 찌르는 듯한 느낌, 불에 타오르는 듯한 고통을 동반하며, 그것이 몇 시간도 아닌 하루 종일 지속된다고 묘사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점점 신체적으로 쇠약해졌고, 정신적으로는 고통과 싸워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이 고통 속에서도 김소민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병원 침대에 누워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통증으로 인해 밤에 잠을 잘 수 없는 날에는 혼자 책을 읽거나 기도하며 시간을 보냈고, 이는 단순히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었다.
2.3 가족과 신앙의 힘
김소민 저자가 이 극심한 고통을 견뎌낼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과 신앙의 힘이 큰 역할을 했다. 책 곳곳에서 등장하는 그의 부모님과 형제들은 그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픈 아들을 돌보기 위해 거의 매일 병원에 동행했고, 아버지는 그를 위해 경제적ᄋ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감동적인 부분은 가족들이 그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를 외롭게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그의 형제는 "네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지만, 우리는 함께 이겨낼 수 있다"며 끊임없이 그를 응원했다. 가족의 헌신은 김소민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확신을 심어주었고, 이는 그가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신앙은 그가 자신의 고통을 초월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주었다. 김소민은 자신의 병과 싸우면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가"라는 질문에 수없이 직면했지만, 신앙을 통해 그것이 단순히 자신에게 닥친 불행이 아니라 더 큰 의미를 가진 시련일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신앙은 그에게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2.4 다른 CRPS 환우들을 향한 메시지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처럼 CRPS를 앓고 있는 환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자신의 투병 경험을 바탕으로 CRPS 환우들이 병과 싸워나가는 데 필요한 조언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특히 그는 환자들에게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고통은 결코 부정한다고 사라지지 않으며, 그것을 직면했을 때 비로소 극복의 첫 걸음을 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CRPS와 같은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의료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하며,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한 자신의 이야기가 단순히 개인적인 기록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의 투병기는 CRPS 환자뿐 아니라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려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조차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며, 독자들에게도 서로를 위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전했다.
우리 교회에 적용할 점
김소민 저자의 『여기, 저 살아있어요』는 단순한 투병기가 아닌,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아가는 믿음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그의 이야기는 교회 성도들이 개인의 신앙 생활과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김소민 저자는 CRPS라는 희귀 난치병과 싸우며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의지하며 자신의 고통을 직면했습니다. 그는 병과 싸우는 과정에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졌지만, 결국 고통을 신앙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하나님 안에서 소망을 찾았습니다.
성도들도 삶의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고통은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지만, 이를 통해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깨닫고 성장할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고통 가운데서 하나님께 질문을 던졌던 사람, 욥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회복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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